끝나지 않은 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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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4-08-07작성자 손택수조회수 2,808 |
6월 이곳 반회보인 "예성월간"에 실렸든 글입니다
끝나지 않은 전쟁 (서울 보훈병원을 찾아서)
보훈의 달을 앞두고 이것저것 챙겨보느라고 컴퓨터를 두두렸더니 눈에 염증이 심하여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 위치한 서울 중앙보훈병원 안과를 찾았다 “매일 잘때마다 눈에 안약을 넣고 낮에 근무중에도 물약을 하루 네번씩 넣으세요 이제 상처입은지가 오래되고 점차 노쇠하여 가기 때문에 상처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오셔서 검사를 받으세요” 친절히 당부하는 담당여의사의 걱정스런 눈길이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다 “서예를 하고싶어 좀 연습하는데 눈이 피로하여 잘안되네요?” 했더니 “아이구 선생님 이제 그런건 그만하시고 눈 보호 하세요 참내!” 하면서 손사래를 친다 멀리 베트남전장에서 1070년 10월 16일 백마도깨비19호작전중 투이호아지구 도깨비고지 점령임무수행중 적의 B-40로켙포공격에 다른전우들과 같이 파편을 맞고쓰러저 좌안실명의 전상을 당하고 전역한지 44년, 직장생활 시작할때는 남은 한눈을 보호하기 위해 사무직 시험도 포기하다가 멸시받는다고 늦게서 몇가지 자격증 공부했던 것이 무리였던가? 이제 나이따라 가는 다친 눈에 상처를 다스리기가 조금은 힘겨워 진다. 약을 기다리는시간 윗층 입원실에 있는 진도 거주하는 가까운 전우를 찾았다. 같이 작전하다가 부상을 당하여 상처를 안고 전역한지 오래되었지만 각자 생활하는것이 고달푸다보니 자주만나지도 못한다. 그동안 잘지내더니 44년전 월남전에서 절단한 다리에 염증이 악화되어 다시 또 절단하는 수술을 하고 요양중인 그 녀석을 바뿌다는 핑계로 못오다가 오늘 찾으니 통증으로 찡그린 얼굴에 그래도 반가워하며 어서오라고 손짓한다. “늦게 와서 미안하다 야! 많이 아푸겠다, 수술은 잘되었다니?” “죽는줄 알았어,인제 죽어도 또는 못하겠더라!” 수술은 잘되었다네“ 벌써 3번째 수술에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일어나 앉으며 반긴다
대부분의 팔다리 눈등 신체일부를 상실한 전상국가유공자들은 일생에 몇 번을 다시 절단하고 수술한다는 사실을 일반인들은 잘모른다. 상처가 악화되면 절단한 부위를 다시 절단하여 새살을 나오게 하여 다시 의수의족을 맞춰야 한다. 이과정의 아품을 참기위한 전상국가유공자들의 인내는 눈물겹도록 애처로움에도 그 고통을 알아주는이 얼마나 되겠는가? 일생을 두고 전쟁터에서 잃어버린 팔,다리,눈을 의손,의지,의안등에 의지하여 살면서 몇 번의 재수술로 다시 자르고 꿰메야 하는 그아품을 누가 알고있으랴! 깊은 밤 모진아품에 펄쩍펄쩍 뛰는 상처의 고통을 견디지못해 극심한 마약진통제에 의지하는 전우들과 그 곁에서 모진아품을 같이하면서 돌아서서 씻어내는 아내들의 안타까운 눈물을 어찌 알겠는가? 나역시도 그동안 다친눈을 몇 번 수술했지만 점점 상처가 깊어간다 “여긴 오래된 노인환자들이 많아!” 그 전우가 아르켜 주지않아도 둘러보니 그 병실은 전상국가유공자 병실로 많은 환자들이 대부분 신체일부를 상실한 절단환자들로 백발이 성성한 노인등 대부분 노쇠한 환자들이다. 40여년전 월남전 환자들도 있지만 더 멀리 60여년전 6.25전쟁 노인환자들도 많이 있다. 그분들중엔 전쟁중에 가족들을 모두 잃고 오갈데 없는 무의탁 노병들이 일생을 보훈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분들도 많이 계신다. 그렇게 펼펄끓든 무용담에 침튀기던 혈기왕성한 젊음은 어디가고 힘없는 눈동자에 핏기없는 얼굴, 깊게 패인 주름이 그분들의 연륜을 말해준다. 이제 휠체어 끌고갈 힘조차 없어 병실 침대에서 희망없이 일생을 살아가는 저 많은 노인환자들이 아직도 보훈병원에 계시다는 사실을 얼마나들 알고 계시는지.. 사진이라도 한캇 찍고싶은데 차마 면전에 카메라를 드리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가저간 음료수를 나눠드리니 힘없는 손길로 받으면서 고마움에 미소를 짖는다 “밖으로 나가자!” 답답하니 밖으로 그녀석을 휠체어에 태워 밀고 나왔다. 증축하고 리모델링이 잘된 병원에 잘가꾸어진 정원에는 이제는 낮익은 듯한 휠체어를 탓거나 목발에 의지한 환자들이 이곳 저곳에서 담소하는 모습이 조금은 쓸쓸해보인다 가족들이 찾아와 같이 담소하는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같은 병실에 동료전우들이다 하기야 전쟁터에서나 병실에서 맺은 전우애 이상의 사랑과 우정이 어디 있겠는가? 더욱이 오랜 투병생활이 그분들을 가족보다 더 진한 연결고리로 엮고 있는 것이다 부상정도가 덜한 환자가 더 심한 환자의 휠체어를 밀어주고 부축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그분들은 적게는 수개월에서 많게는 수십년을 병원생활 한분들이라 병원은 가정 그 자체이다 그러다가 치료중 증상이 악화되어 동료전우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분들도 가끔은 있다. 여느 보통의 죽음과 별로 다르지 않고 오히려 초라해 보이는 잊혀진 전쟁의 잊혀진 죽음! 그래도 아직 기력이 남아있는 노병은 람보조끼에 번쩍번쩍하는 커다란 국가유공자휘장을 가슴에 달고 금색실로 장식한 유공자모자를 자랑스럽게 쓰고 두팔을 흔들며 가끔은 전설과도 같은 지난날들의 무용담으로 자신의 존재를 재확인 하느라고 열변을 토하기도 한다 허나 그도 잠시.................그들의 자랑스런 상처를 있게한 무용담은 동감해주는 사람도, 듣고 손뼉치는 사람도 없는 공허한 그들만의 메아리로 번저갈 뿐이다 허나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한 저 수많은 보훈병원에 이름도 희망도없이 기약없는 치료를 받고있는 전상환자들을 비롯한 참전용사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내놓았던 저 사람들을 망각하고 기억하지 못한다면 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내놓겠는가? 국민모두가 깊은 존경과 한없는 애정과 관심을 나타낼때 그분들은 진정 잃어버린 명예를 회복할수있을것이고 또한 물질적 보상이상의 정신적인 보상을 받을 것이다 어느새 약이 나올시간이 되어 “치료 잘받거라”그녀석을 병실로 올려보내고 병원로비로 나오니 병원로비에 TV에선 북한소행으로보이는 무인기의 추락사실보도로 화면이 뜨겁다 종편방송출연자들은 침튀기며 북한의 소행이 확실한 무인기에 성능을 유추하느라고 열변을 토한다 “뭘 진상을 규명한다고 그래! 뻔한 북한소행이구먼 그놈들 말고 그짓할놈들이 어디있어? 쯧쯧 ....” 전쟁의 피해자로 일생의 상처를 간직한 당신들과 지금의 시국이 혼돈스러운지 피곤한듯 병실로향하는 노병들의 초라한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노병들의 상처가 있는한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뇌까리며 약을 받아 무거운 마음으로 병원을 나서니 때이른 초여름의 햋볕이 더욱 따갑다. 끝.
대한민국상이군경회충북지부충주시지회장 손 택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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