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
얼마 전 개그맨 이경규씨가
‘인생의 짐을 함부로
내려놓지 마라’ 는 강연을 해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대학생들 앞에서 그는
지리산 등반 때 일화를 소개하면서
“지고 가는 배낭이 너무
무거워 벗어버리고 싶었지만
참고 정상까지 올라가 배낭을
열어보니 먹을 것이 가득했다”
인생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짐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저마다 힘든 짐을 감당하다가
저 세상으로 간다.
생각해 보면 어느 한 때
시리고 아픈 가슴없이
살아본 적이 있었나 싶다.
기쁨과 즐거움의 햇살이
비치는가 하면
어느한 쪽 슬픔과 아픔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는게
우리네 인생이다.
인생 자체가 짐이다.
가난도 짐이고,
부유도 짐이다.
질병도 짐이고,
건강도 짐이다.
책임도 짐이고,
권세도 짐이다.
헤어짐도 짐이고,
만남도 짐이다.
미움도 짐이고,
사랑도 짐이다.
살면서 부닥치는 일 중에서
짐 아닌게 하나도 없다.
이럴 바엔 기꺼이 짐을 짊어져라.
다리가 휘청거리고
숨이 가쁠지라도
자신에게 주어진 짐이라면
지는게 현명하다.
언젠가 짐을 풀 때가 되면
짐의 무게만큼 보람과
행복을 얻게 된다.
아프리카의 어느 원주민은
강을 건널 때
큰 돌덩이를 진다고 한다.
급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다.
무거운 짐이 자신을 살린다는
것을 깨우친 것이다.
헛바퀴가 도는 차에는
일부러 짐을 싣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짐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손쉽게 들거나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면
그건 짐이 아니다.
짐을 한 번 져 보라.
자연스럽게 걸음걸이가
조심스러워진다.
절로 고개가 수그러지고
허리가 굽어진다.
자꾸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그러고 보면 내 등의 짐은
내 자신에게 선물이고
스승이고 조련사 입니다